본문 바로가기
호치민 국제학교 이야기

호치민 국제학교 숙제, 많지 않은데 왜 어려울까?

by Rionlog 2026. 4. 11.
반응형

호치민에 살면서 아이를 국제학교에 5년째 보내고 있는데요. 오늘은 국제학교 숙제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국제학교 숙제는 양이 많지 않습니다. 처음엔 숙제가 이렇게 없는데 괜찮은건가 싶었어요. 숙제가 있어야 공부를 하지... 싶고요. 그런데 숙제가 적다고 걱정하는 부모는 한국부모 밖에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얼마 안 되는 숙제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막막할 때가 있어요. 국제학교 숙제, 많지 않은데 왜 어려울까? 

지난 글에서는 국제학교 수업 방식이 한국과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겉으로는 느슨해 보여도 나름의 체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숙제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국제학교 숙제 왜 어려울까?

1. 숙제의 양보다 '방식'이 다르다

국제학교 숙제는 한국에 비해 확실히 양이 적습니다. 받아쓰기, 연산 반복, 문제집 풀기 같은 숙제는 거의 없어요대신 중심이 되는 건 독서입니다. 특히 저학년에서는 독서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데, 호치민처럼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모이는 환경에서는영어 독서뿐 아니라 모국어 독서도 함께 권장하는 경우도 많아요.독서를 기반으로 한 숙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렇게 확장됩니다.

1~2학년: 읽은 책 제목 기록
3~4학년: 내용 요약 + 느낀 점 작성
 5학년: 자신의 생각을 더 깊이 있게 정리

겉으로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읽고  생각하고  질문을 만들고  글로 표현하는모든 과정이 포함된 학습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겨요. 아이에게 "느낀 점 써봐"라고 하면 대부분 "모르겠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어른도 갑자기 "지금 느끼는 점 쓰세요"라고 하면 막히는 것처럼,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 가이드 질문이 있으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 이 이야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어?
√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 나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이런 질문들이 반복되면서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다만 이게 자연스럽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2. 부모의 역할: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끌어 주는 사람'

국제학교에서 부모의 역할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해가 갈 수록 정말 뼈져리게 느껴요. 하지만 뭘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처음엔 정말 감이 잡히지 않더라구요처음에는 숙제를 직접 확인하고, 뭘 했는지 꼼꼼히 챙기는 게 좋은 부모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숙제 확인하는 작업은 물론 중요합니다. 확인하셔야 해요.

그런데 부모가 너무 지나치게 개입하다보면 어떤 경우 아이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하거나, 아이와 감정이 대립 되는 경우가 많아져요. 특히 저희 아이가 그런 케이스 입니다. 숙제 하자고 같이 앉으면 그 때 부터 그 숙제는 내꺼가 아니고 엄마꺼 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너무 손을 놓으면 아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과도한 개입과 완전한 방치 사이 어딘가의 그 지점을 찾는 게 정말 어렵더라구요. 결국 자리를 잡은 방식은 '질문 바꿔보기'습니다.

숙제 확인 대신, 이렇게 물어보세요

√ 결과 대신 하루를 묻기 "숙제 다 했어?" 대신 "오늘 어떤 걸 했어?", "제일 재미있었던 건 뭐였어?"

√ 결과 대신 과정을 묻기 "잘 했어?" 대신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뭐였어?" → 뭐가 잘 안 됐어?
"어떻게 해결했어?" → 그래서 그거 어떻게 했어? 물어복, 해결한 무용담을 들려준다면 "와! 진짜? 엄만 그런 생각 하지도 못 했어!"
칭찬 잔뜩 해 주기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선생님이 왜 이걸 하라고 했을까?" , "너는 어떻게 생각해?" 숙제 내용 확인하면서 물어보면 좋아요.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도 선생님이 숙제를 내 준 의도를 한번쯤은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어요. 국제학교에서 숙제를 안 해 가거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디테일하게 챙기며 피드백주는 선생님은 많지 않아요. 숙제는 그야 말로 스스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각자의 책임이 되어 버립니다. 안 하면 안 했구나! 이렇게 넘어가요.

성실히 하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 한 아이들의 갭은 분명히 존재 합니다. 어릴 때부터 성실한 습관이 든 아이들은 고학년으로 올라가서 잘 적응하기 마련입니다. 이 부분은 국제학교 뿐 아니라 한국에서든, 어느 나라 교실에서든 마찬가지이죠. 중학생이 되자마자 숙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바로 점수에 반영이 되고 리포트에 반영이 되요. 기본 습관을 어린 학년에서부터 차근히 잡아 가야
중학생이 되어서도 잘 적응해 갈 수 있어요. 그래서 숙제를 성실히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어느 정도 이끌어 줄 필요는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그리고 표현이 서툰 아이일수록 스스로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질문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질문들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학습을 되돌아보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결코 쉽지 않은 '질문으로 대화하기'

아시잖아요~ 이런 질문 섞인 대화가 쉽지 않다는 것. 때로는 상당히 어색하고 오글하고 아이도 그 어색함을 너무 잘 느낀다는 것.
저희 아이는 기질이 다소 예민한 아이라 질문 한번 잘 못 했다간 입을 다물어 버려요. 하지만 첫 물꼬만 잘 트면 이야기가 생각보다 잘 진행 됩니다. 첫 물꼬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무심한 척하며 질문은 툭! 던져놓듯 시작해 보는 겁니다. (약간의 연기.. 필요합니다.
사실 엄마는 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안 궁금한 척을 해야하니까요 ㅎㅎㅎ)

학교 다녀오자마자 피곤한 아이 붙잡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는 것보다 잠자리에 누워서 가볍게 대화로 시작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살짝 물어보고 아이가 잘 안 받아주면 더 이상 대화를 억지로 끌고 가지 말고 잠시 시간을 두세요. 대답을 잘 안 해 주는 날은 그 정도에서 멈추고 대신 숙제를 했는지 정도만 확인 해요.  대답을 잘 해 주는 날 꼬리를 잘 물고 질문을 연결 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어떤 게 어려웠는지 잘 안 되서 속상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잘 해 줄꺼예요.

그리고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요. 국제학교는 학습 진행 상황을 부모에게 세세하게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처럼 교과서로 진도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서, 아이가 어디서 막히고 있는지를 부모가 스스로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학교에서 제공되는 전체 커리큘럼과 주간 공지 이메일, 학교에서 사용되는 앱을 통해 전달되는 메세지들을 놓치지 말고 주기적으로 잘 체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학년 때는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요구되는 글쓰기나 사고력의 수준이 높아졌을 때 그때 가서야 아이가 놓치는 부분 있구나!! 하고 아차 하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조금 더 일찍 챙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글을 마치며

국제학교 숙제는 양보다 방식이 중요하고, 그 방식에 맞는 부모 역할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자연스럽게 되기까지는 시간도 필요하고, 시행착오도 피할 수 없어요. 국제학교라는 환경이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그 과정이 부모에게도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것도 솔직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국제학교 커리큘럼(IB, IGCSE, AP)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어떤 아이에게 어떤 과정이 맞는지 최대한 쉽게 풀어볼게요.

국제학교에 재학 중 이거나 입학 준비하는 가정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글이길 바라며,  궁금한 점 혹은 소중한 의견은 언제든 댓글로 소통 해 주세요. 작은 댓글과 공감이 포스팅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 🔗 지난 글이 궁금하시다면 클릭!!>
2026.04.05 - [국제학교 이야기] - #1_호치민 국제학교 보내기 전,꼭 알아야 할 3가지

 

호치민 국제학교 보내기 전 꼭 알아야 할 3가지

제가 처음 베트남에 온 게아이가 5살 때 였는데올 여름이면 그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을 하네요~해외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고민이 바로 '교육'입니다.어느 학교를 선택해

rstory100.tistory.com

 

2026.04.08 - [국제학교 이야기] - #2_국제학교 수업 방식, 한국과 뭐가 다를까?

 

호치민 국제학교 수업 방식, 한국과 뭐가 다를까?

안녕하세요. 해외에서의 삶과 아이의 배움을 함께 기록하고 있는 Rion 입니다.지난 글에서는 국제학교를 선택하기 전에 꼭 알아두면 좋을 기준아이의 성향과 학습 태도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

rstory100.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