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국제학교 다니면서 한국어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계신 독자분들 계신가요?
영어권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내면서 걱정되는 수 많은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모국어 입니다. 국제학교를 보내니 영어도 항상 걱정이지만 영어보다 모국어가 더 걱정이 되요. 각자 입장에 따라 생각은 다르겠지만 저는 모국어가 너무 중요한 사람이고 그런 입장이예요. 오늘은 그런 저의 이야기와 호치민에 살면서 한국어는 어떻게 접할 수 있는지 얘기 해 볼게요.
1. 왜 모국어가 중요한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모국어 교육을 단순히 '한국어 실력'의 문제로 보지 않아요.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결정체예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언어를 먼저 이해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맥락과 같아요. 한국어를 통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느끼는 것, 그게 아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 정체성과 정서,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 아이는 한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예요. 그래서 저는 아이의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국제학교에서 영어로 공부하고, 다국적 친구들과 어울리는 환경 속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어떻게 연결해 줄 수 있을까를요. 제가 완벽하게 모든 것을 이끌어 줄 수 는 없지만 완전히 놓치지는 않으려고 해요.
2. 실제로 해온 것들
유치~초등 저학년 — 책 읽어주기
이 시기에 제가 가장 많이 한 건 책 읽어주기였어요. 어릴 때는 책을 참 잘 읽잖아요. 지금은 억지로 읽혀야 하지만…😅
잠자리에서는 물론이고, 책 읽어달라고 하면 새벽에 자다 깨서도 읽어줬어요. 지금은 도저히 못 할 것 같지만 그때는 그게 가능했네요. 목소리로 한국어를 들려주는 것, 한국어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이게 그 시절 가장 자연스러운 한국어 교육이었어요. 해외에서 물리적으로 한계가 많고, 저는 딱히 할 줄 아는게 없고, 그런 입장과 상황에서 큰 비용도 안들고, 특별한 준비도 필요없고, 아이와의 시간이 그대로 교육이 되는 참 좋은 시간이었어요.

초등 중학년 — 독해 문제집 하루 한 장
혼자 읽기가 가능해지면서부터는 조금씩 방법을 바꿨어요. 해외에서는 한국 책이나 다양한 글을 접하기가 쉽지 않아요. 접하더라도 같은 책만 반복하거나, 아이 수준에 맞는 다양한 글감을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신문읽기 책이나 독해 문제집을 하루 한 장씩 풀렸어요. 양이 많지는 않지만 짧은 글이라도 꾸준히, 다양한 주제를 접하게 해 주는게 목적이었어요. 종종, 학교 다녀와서 "엄마! 그 때 읽었던 내용이랑 비슷한거 학교에서 했어!" 할 때 음~ 하길 잘 했다 싶더라구요.
초등 고학년 — 토요한글학교
고학년부터는 토요한글학교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 호치민 토요한글학교란? 운영: 호치민 한국국제학교에서 해외 교민 자녀를 위해 개설하는 프로그램 일정: 매주 토요일, 7군 한국국제학교에서 진행 / 오전 8시30분~ 11시30까지 4교시 대상: 유치원~중등 교사: 현직 선생님들이 직접 수업 진행 특이사항: 초등 4학년부터 국어 수업과 역사논술 수업 중 택1 /각종 한국 국경일&기념일 관련 이벤트 |

우리 아이는 4학년 때부터 역사논술 수업을 듣고 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아이가 가서 흘려듣는 거라도 저는 충분히 만족해요. 노출이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작년에는 특히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아이 실력을 정말 잘 이끌어 주셨어요. 하지만 선생님 운을 떠나서, 제가 다 해줄 수 없는 한국 문화와 정서를 선생님을 통해, 친구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빠지지 않고 보내는 이유예요.
토요한글학교 부담스럽다면? 대안도 있어요 토요일마저 학교를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가정도 있어요. 토요일에도 아침일찍 일어나 학교를 가는게 아이도 힘들 수 있거든요. 그럴 때는 이런 대안도 있습니다.
• 한국 논술 공부방 — 호치민 한인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부방이 있어요.
• 한우리 독서논술 — 한국 독서논술 프로그램으로, 호치민에서도 한우리 선생님들이 계세요.
4. 모국어 교육, 저는 이렇게 접근하고 있어요.
제 주변에는 한글·모국어·한국 문화 교육에 정말 열정적인 분들이 있어요. 같이 앉아서 책 읽고, 글 쓰고, 아이를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부모님들이에요.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요. 저는 그에 비하면 크게 노력하는 편은 아니지만 완벽하게 하지는 않더라도 완전히 안 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릴 때 생각하면 부모님이 틀어놓는 뉴스를 같이 보지는 않지만 흘려들으면서도 요즘 세상 어찌 돌아가나 알게 되고 귀동냥으로 들은 단어들을 어느 순간 내가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그런 경험들 있잖아요~
저는 아이에게 그런 경험을 한글학교를 통해 만들어 주고 싶었던 거예요. 해외에서 모국어를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모국어를 접하게 해주는 것이 의미있다 생각해요.
글을 마치며
오늘은 제가 오랜 해외생활하면서 아이에게 한국어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모국어에 대해 갖고 있는 제 생각을 나눠봤어요. 아이 따라, 가정의 상황따라 모국어 교육하는 방식이나 접근은 다른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국어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 글이 호치민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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